아이들 스스로 자기 몸을 관리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이 나왔다. 저자는 가정의학과전문의 박지영 원장. 박 원장은 대전의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병원인 민들레의원에서 의사로 근무하고 있다.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근거중심' 자연주의 육아와 진료를 표방한다. 전작인 <엄마 의사 야옹 선생의 초록 처방전>(아래 초록 처방전)에도 이 같은 지향점이 잘 드러났는데, 이번에 펴낸 <야옹 의사의 몸 튼튼 비법노트>(아래 몸 튼튼 비법노트)에도 그 철학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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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의원 박지영 원장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건강을 지키는 습관과 면역력을 기르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
ⓒ 박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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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처방전>이 아이를 처음 키우는 초보 부모를 위한 질병 대처 안내서라면, <몸 튼튼 비법노트>는 감기나 장염을 호되게 앓아본 경험이 있는 어린이가 스스로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자기계발서'다. 대전 민들레 의원에서 박 원장을 만나 책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진료를 하다보면, 의사와 환자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다는 걸 느껴요. 사람들은 저마다 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설계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엔 인식이 확고해서 바꾸기 어렵지만, 사고가 유연한 상태인 아이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들어가면, 평생 바른 인식을 갖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제 막 자기 몸에 관심이 생기는 나이, 초등 저학년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아이들이 딱 이 나이이기도 하고요."
박지영 원장의 둘째와 셋째가 8세, 7세 연년생이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늘 하고 있고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책으로 써보면 어떨까 하는 것도 계기가 되었다. 하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영화를 함께 보는데, 의사인 그녀가 듣기에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다소 충격적이었다.
"주인공이 감기에 걸렸는데, '그럼 약 먹어야지' 하고 친구가 자연스레 말하는 거였어요. 감기가 약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 감기에 대한 문화적 메커니즘이 이미 형성되고 있는 거예요. 친숙한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서요. 그래서 결심했어요. 아이들을 위한 책을 쓰기로."
약을 최소한으로 쓰면서 세 아이를 큰 병 안 하고 키웠다는 박 원장은, 대전 법동이란 마을에 기반을 둔 민들레의료사협의 민들레의원에서 환자들을 만난 지 4년째다. 엄마가 되기 전에도 의사였고 엄마가 된 후에도 여전히 의사인데, 전후의 차이가 있을까?
"아이들을 더 예뻐하게 되었어요. 이 예쁜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구요.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잖아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공동체에 관심이 생겼고, 나아가서는 아이들이 살아갈 이 나라, 정치나 남북문제도 다 연결되더군요.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땅과 환경이니까요."
- 책을 펴들고 목차를 보면, '스스로 영양 챙기기, 스스로 운동하기, 스스로 비만예방하기, 스스로 튼튼한 치아 지키기' 등 '스스로'란 말이 소제목 앞머리에 되풀이 되는데, '스스로'에 중점이 둔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강의 주체는 의사가 아니라, 본인이에요. 의료진은 그저 돕는 사람이죠. 건강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요. 어릴 때부터요. 그 훈련 방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스스로'를 강조해서 넣은 거예요."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는 역할, 그것이 전문가인 의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박 원장은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면 좋겠다"라고 소망을 전했다.
<야옹 의사의 몸 튼튼 비법 노트>는?
'스스로 영양 챙기기'부터 '스스로 약 먹기와 주사 맞기'까지 10개의 소주제로 구성된 그림책이다. "사랑하는 똥꼬쟁이들아~" 친근하게 독자를 부르면서 식생활, 운동, 수면, 약 먹기, 감기와 비염 같이 자주 걸리는 질환 관리법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조목조목 알려준다.
초등저학년 대상이지만 고학년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으며, 엄마 고양이와 아이들 고양이가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민들레의원 박지영 원장이 글을 쓰고, 일러스트레이터 허현경이 그림을 그렸다.
출처:오마이뉴스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 오마이뉴스 (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