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이하 정평위)는 7월 19일 대전광역시 서구 탄방동에 있는 민들레의료생활협동조합(이하 민들레의료생협)을 방문했다. 이번 민들레의료생협 방문은 생협 이사장 조세종(디오니시오) 씨의 초대로 이뤄졌고, 지역에서 풀뿌리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둘러보고 사회교리에 기초한 연대와 협동의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였다. 민들레의료생협( http://mindlle.org)은 2002년에 설립돼 현재 2,700여 세대, 1만여 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협동조합 병원이다. 처음에 대전 대덕구 법동에서 의원, 한의원, 치과를 세웠으며, 지난 4월에 서구 탄방동성당 인근에 제2의료기관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 | | ⓒ홍성옥 기자 |
민들레의료생협은 지역 주민과 의료인이 함께 힘을 모아 병원과 건강시설을 만들어 운영하고, 이익이 생기면 배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과 함께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조합원이 참여하는 민주적인 운영 방식을 취했다. 여기서는 의원, 한의원, 치과 외에도 가정간호센터나 노인복지센터 등을 운영하며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과 무료진료를 활발하게 하고 있으며, 특히 주민 스스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대사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보건예방활동이 많은 호응을 받아 왔다. 민들레의료생협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건강한 마을'을 만들어 가자는 슬로건 아래 환자권리장전을 실천하는 의료기관, 조합원 가족 주치의, 의료소외계층 지원 및 조합원 건강교육, 모둠 활동을 통해 치료 중심이 아니라 예방 중심의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 올해에는 공익재단인 iCOOP씨앗재단에서 연 1억 원 규모로 기금을 제공해 노숙인, 외국인 노동자, 탈성매매 여성 등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진료지원 사업을 활발히 펼치게 됐다. 한편, 민들레의료생협은 7월 2일 두 번째로 맞이하는 '사회적 기업인의 날'에 우수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사회적 기업이란 공익적인 목적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며 수익창출 활동을 하는 기업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기업과는 달리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활동을 기업 목적으로 삼는다. | | | 조세종 이사장 ⓒ홍성옥 기자 |
조세종 이사장은 "민들레의료생협이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건강과 생활에 대해 편히 이야기 나누는 동네 사랑방이면서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고자 노력하는 정성을 사회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아 주셔서 대통령 표창이라는 영예를 받게 된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민들레의료생협은 주민들 스스로 활발하게 참여해 자신과 사회의 건강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협동조합으로서, '공동선을 위해 사회적 공동체들이 끊임없이 노력하라'는 사회교리의 공동선의 원리에도 충실히 부응하는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대전 정평위원장 강승수 신부와 박상병 신부 등 정평위원들은 민들레의료생협에서 마련한 강의와 소박한 밥상을 나누고 병원을 둘러본 후 모두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대전 정평위는 사회교리 강좌 프로그램 중에 대안 경제활동의 실천적 본보기로 민들레의료생협을 소개할 예정이다. | | | ▲ 대전 정평위원장 강승수 신부와 정평위원들이 민들레의료생협에서 마련한 강의를 듣고 있다. ⓒ홍성옥 기자 |
오늘날의 자본주의 경제 안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보이는 것 중 하나가 협동조합일 것이다. 조세종 이사장은 '의료'가 '산업'인 체계가 얼마나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으며 얼마나 허망할 것인지 다큐 <식코>나 <하얀정글>을 통해서 보았듯이 "그럴수록 '인간을 위한 의료'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다면 시민은 자신들의 건강한 삶과 경제적 부담을 위해서라도 의료생협에 문을 두드릴 것"이라며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제2진료소 '둔산 민들레'를 많이 홍보하고 찾아 주길 당부했다. 민들레의료생협 회원이 되려면 의료생협 설립 취지에 동의한 지역 주민으로서 3만 원 이상 출자로 평생 조합원이 되며, 출자금은 탈퇴 시 돌려받는다. 출자한 조합원의 가족 모두가 동등한 조합원 자격으로 병원을 이용할 수 있고, 조합원이 아닌 사람도 진료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