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해고돼 몸과 마음을 다치기 쉬운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해 지역 생활협동조합이 팔을 걷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민들레의료생협·한살림대전생협은 4일 대전 대화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대전지역 해고노동자 종합건강검진 지원사업’ 협약식을 열었다.
이번 사업은 지역에서 노동조합 운동을 하다 해고된 조합원들을 민주노총에서 추천하면 대전 법동 민들레의료생협 건강검진센터에서 종합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1차로 이달과 다음달에 걸쳐 노동자 50명에게 건강검진 지원을 하게 되며, 1명당 25만원씩 모두 1250만원에 이르는 비용은 민들레의료생협을 비롯한 지역 생협들이 부담할 참이다. 2002년 설립된 민들레의료생협은 건강한 삶과 지역사회 보건예방을 위해 한의원과 치과, 노인복지가정간호센터, 건강검진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해고노동자들이 겪는 육체적·심리적 고통은 갈수록 심각해져 사회적인 해결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2011년 4월 노동환경연구소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등이 공동으로 조사한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노동자 3차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는 해고노동자들의 최근 1년간 자살률과 심근경색 사망률이 일반 시민보다 각각 3.7배, 18.3배 높았다. 지난 4월 정우철 단국대 의대 교수(직업환경의학)가 충남 유성기업 아산지회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아산지회 노동자 26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한겨레> 4월20일치 14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응답자의 30%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했으며 우울증상(25%)과 불안장애(30%)를 겪는 노동자도 적지 않았다.
민주노총 대전본부 김성학 교육선전국장은 “생존의 터전을 잃어버려 고통을 겪는 노동자들에게 이번 건강검진 사업은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사업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